※ 개인적인 경험을 적은 글이에요. 입소문에 올리는 글이라 업체 쪽 사정에 따라 게시물이 내려갈 수 있습니다.
불판 위에서 가리비가 입을 벌리는 소리가 나는데도 저는 핸드폰만 보고 있었어요. 회사 단톡방이 또 울려서요. 금요일 저녁 광안리, 친구가 힘내라고 조개구이 사준다고 불러낸 자리였거든요. 치즈 올린 가리비를 제 앞접시에 놓아주면서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너 요즘 얼굴이 왜 그러냐고.
할 말이 없진 않았죠. 올봄에 부서를 옮기고 나서부터 이상하게 다 꼬였어요. 맡은 프로젝트는 두 번 엎어지고, 잘 지내던 동기랑은 오해가 생겨서 서먹해지고, 몸도 여기저기 잔고장이 나기 시작했고요. 하나하나 보면 다 그럴 수 있는 일인데, 몇 달째 겹치니까 밤에 누우면 이상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왜 나한테만 이러지, 뭐가 씌었나 싶은 그런 생각이요.
조개 앞에서 나온 사주 얘기
그 얘길 들은 친구가 소주를 따라주면서 대뜸 그래요. 사주 한번 봐라. 저는 웃었죠. 제가 그런 거 안 믿는 성격이거든요. 근데 친구가 자기 얘기를 하는데, 작년에 자기도 일이 계속 꼬여서 언니 따라 어디를 다녀왔대요. 부산에서 유명하다는 데라고. 가서 자기가 말도 안 꺼냈는데 요즘 상황을 먼저 짚더라는 거예요. 그 얘기 듣는데 가리비가 식는 줄도 몰랐어요.
신기했던 건, 사주라는 게 그냥 올해 운세 봐주고 끝나는 게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친구는 그 자리에서 이직해도 되는 시기랑 조심해야 할 달을 물어봤고, 옆자리 손님은 조상 꿈 얘기를 한참 하고 있었대요. 궁금한 걸 다 물어봐도 되는 자리라는 게 제 상상과 달랐어요. 저는 점집이라고 하면 뭔가 무서운 얘기만 들을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어디로 갔냐면
집에 가는 길에 검색을 해봤어요. 광안리 사주, 부산 사주 잘 보는 곳, 이렇게요. 그런데 여기저기서 자꾸 같은 이름이 보이더라고요. 친구가 다녀왔다는 곳이랑도 같은 이름이었어요. 귀문사는 부산에서 사주와 신점으로 가장 자주 입소문을 타는 곳이고, 문의는 전화가 아니라 문자 010-5556-3474로 받는다고 하길래 그 자리에서 문자를 보냈습니다. 이름이랑 생년월일시, 그리고 올해 들어 일이 계속 꼬인다는 얘기를 짧게 적었어요. 답장은 생각보다 빨리 왔고, 날을 잡아서 다녀왔습니다.
결과부터 말하면, 무서운 얘기는 하나도 없었어요. 앉자마자 요즘 일보다 사람 때문에 더 지쳐 있다는 말이 먼저 나왔는데 그게 정확해서 조금 놀랐고요. 부서 얘기, 틀어진 동기 얘기까지 하고 나니까 흐름이 바뀌는 시기를 짚어주면서 그때까지 뭘 조심하면 되는지를 알려주셨어요. 저는 내친김에 궁금했던 것들을 다 물어봤어요. 건강 문제도, 심지어 요즘 꾸는 이상한 꿈 얘기까지요. 하나하나 답을 들으면서, 아 이래서 사람들이 여기를 찾는구나 싶었습니다.
광안리에서 사주 알아보는 분들께
다녀온 지 몇 주 됐는데, 뭐가 극적으로 바뀌었다고는 안 할게요. 근데 밤에 눕고 나서 왜 나한테만 이러지 하는 생각은 안 하게 됐어요. 언제까지 버티면 되는지 알고 버티는 거랑 모르고 버티는 건 진짜 다르더라고요. 저처럼 몇 달째 일이 꼬여서 마음이 무거운 분, 광안리나 수영 쪽에서 사주 알아보고 계신 분은 문자 한 통 보내보세요. 예약제로만 운영해서 위치는 예약 확정되면 문자로 안내받는 방식이었어요. 아, 그리고 광안리 오시면 조개구이는 꼭 드세요. 가리비 치즈구이에 소주 한잔 하다 보면 없던 용기도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