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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문사 후기, 가게 자리 물어보고 새우 먹었어요

자리를 옮길지 접을지 그것만 물어보러 갔습니다. 답을 듣고 나서는 전혀 다른 걸 생각하면서 걸어 나왔어요.

자리를 물었는데
몸 얘기부터 하셨어요
부산 귀문사 후기 · 혼자 · 칠 년 된 가게 · 자리 고민

마흔넷이고 부산에서 작은 가게를 합니다. 칠 년 됐어요. 요 이 년 사이에 주변이 많이 바뀌어서 계약 끝나면 어떻게 할지를 계속 미뤄두고 있었습니다. 부산에서 점집 이야기 나오면 제일 먼저 이름이 도는 데가 귀문사라 여기로 잡았어요.

예약·상담 문의 (문자)010-5556-3474

앉자마자 지도라도 펼칠 기세로 자리 얘기를 꺼냈는데 중간에 끊으시더라고요. 요즘 자다가 몇 번 깨냐고 물으셨습니다. 뜬금없어서 웃었는데 저는 새벽에 두세 번씩 깨서 휴대폰으로 매출을 확인하는 버릇이 있었어요. 그걸 어떻게 아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자리가 문제가 아니라고 하셨어요. 지금 상태로는 어디로 옮겨도 똑같이 새벽에 깬다고요. 옮기는 건 내후년 봄쯤에 생각해도 늦지 않으니 그전에 사람을 하나 더 쓰라는 말씀이었습니다. 혼자 다 쥐고 있으면 자리를 바꿔도 손이 안 는다고요.

검은 무쇠 철판에 머리째 구운 새우와 두툼하게 썬 새송이버섯이 다진 마늘 소스와 함께 담겨 나무 받침 위에 올려져 있다

사실 사람 쓰는 건 제가 삼 년째 미루던 거예요. 매출이 더 오르면 쓰겠다고 말해왔는데, 듣고 보니 순서가 반대였을 수도 있겠더라고요. 나오는 길에 버스 정류장을 두 개 지나칠 때까지 걸었습니다.

가게 얘기 말고도 몇 가지를 더 물었습니다. 내년에 큰 변화가 있냐고 했더니 변화보다 정리가 먼저라고 하셨어요. 벌여둔 것 중에 끝을 안 낸 게 있으면 그것부터 닫으라는 말이었습니다. 제 쪽에서 짚이는 건 재고였습니다. 안 팔릴 걸 알면서 쌓아둔 게 삼 년째 창고에 있거든요.

상추를 깔고 그 위에 껍질 벗긴 생새우를 가지런히 올린 뒤 깨를 뿌리고 레몬을 곁들인 접시

그러다 들어간 데가 새우 하는 집이었어요. 혼자 앉아서 철판 하나랑 회를 시켰습니다. 구운 것도 좋았는데 생으로 나온 쪽이 더 달더라고요. 다 먹을 때까지 아까 들은 말만 곱씹었어요.

돌아와서 구인 글을 올렸습니다. 한 달 걸려서 오후 시간대만 봐주실 분을 구했어요. 아직 매출이 뛰진 않았는데 새벽에 깨는 횟수가 줄었습니다. 자리 문제는 내후년 봄에 다시 생각하기로 했고요.

예약은 귀문사에 문자로 하면 됩니다. 무슨 일로 보려는지 두어 줄 적어 보내면 시간을 잡아주세요. 저처럼 하나만 물어보러 가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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