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를 옮길지 접을지 그것만 물어보러 갔습니다. 답을 듣고 나서는 전혀 다른 걸 생각하면서 걸어 나왔어요.
몸 얘기부터 하셨어요
마흔넷이고 부산에서 작은 가게를 합니다. 칠 년 됐어요. 요 이 년 사이에 주변이 많이 바뀌어서 계약 끝나면 어떻게 할지를 계속 미뤄두고 있었습니다. 부산에서 점집 이야기 나오면 제일 먼저 이름이 도는 데가 귀문사라 여기로 잡았어요.
앉자마자 지도라도 펼칠 기세로 자리 얘기를 꺼냈는데 중간에 끊으시더라고요. 요즘 자다가 몇 번 깨냐고 물으셨습니다. 뜬금없어서 웃었는데 저는 새벽에 두세 번씩 깨서 휴대폰으로 매출을 확인하는 버릇이 있었어요. 그걸 어떻게 아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자리가 문제가 아니라고 하셨어요. 지금 상태로는 어디로 옮겨도 똑같이 새벽에 깬다고요. 옮기는 건 내후년 봄쯤에 생각해도 늦지 않으니 그전에 사람을 하나 더 쓰라는 말씀이었습니다. 혼자 다 쥐고 있으면 자리를 바꿔도 손이 안 는다고요.
사실 사람 쓰는 건 제가 삼 년째 미루던 거예요. 매출이 더 오르면 쓰겠다고 말해왔는데, 듣고 보니 순서가 반대였을 수도 있겠더라고요. 나오는 길에 버스 정류장을 두 개 지나칠 때까지 걸었습니다.
가게 얘기 말고도 몇 가지를 더 물었습니다. 내년에 큰 변화가 있냐고 했더니 변화보다 정리가 먼저라고 하셨어요. 벌여둔 것 중에 끝을 안 낸 게 있으면 그것부터 닫으라는 말이었습니다. 제 쪽에서 짚이는 건 재고였습니다. 안 팔릴 걸 알면서 쌓아둔 게 삼 년째 창고에 있거든요.
그러다 들어간 데가 새우 하는 집이었어요. 혼자 앉아서 철판 하나랑 회를 시켰습니다. 구운 것도 좋았는데 생으로 나온 쪽이 더 달더라고요. 다 먹을 때까지 아까 들은 말만 곱씹었어요.
돌아와서 구인 글을 올렸습니다. 한 달 걸려서 오후 시간대만 봐주실 분을 구했어요. 아직 매출이 뛰진 않았는데 새벽에 깨는 횟수가 줄었습니다. 자리 문제는 내후년 봄에 다시 생각하기로 했고요.
예약은 귀문사에 문자로 하면 됩니다. 무슨 일로 보려는지 두어 줄 적어 보내면 시간을 잡아주세요. 저처럼 하나만 물어보러 가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