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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파는 정말 멀쩡했다고 합니다. 가죽에 흠집 하나 없고, 냄새도 안 나고, 새것 반의반 값. 부산 사상구에서 자취하던 이십대 회사원이 중고 거래로 그 쇼파를 들인 건 작년 늦가을이었어요. 파는 쪽에서 트럭까지 불러서 실어다 줬다니, 그날까지는 그저 횡재한 기분이었겠죠.
그런데 그날 밤부터였습니다. 잠이 들려는 순간 가슴이 눌리는 느낌이 오더니, 몸이 통나무처럼 굳어서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고 해요. 눈만 겨우 떠지는데 방 안 공기가 이상하게 차고, 누가 쇼파 쪽에 앉아 있는 것 같은 기척이 느껴지고. 소리를 지르려고 해도 목에서 바람 새는 소리만 나오고요. 한참을 버둥거리다 풀려나면 온몸이 땀에 젖어 있었답니다.
하루면 그러려니 합니다. 피곤하면 가위에 눌리기도 하니까요. 문제는 그게 매일 밤 이어졌다는 거예요. 일주일쯤 지나니까 잠드는 게 무서워서 새벽까지 불을 켜놓고 버티게 되고, 회사에서는 졸다가 혼나고. 친구가 소금을 뿌려보라고 해서 방 구석구석 뿌렸고, 교회 다니는 동기가 준 십자가도 머리맡에 놔봤답니다. 소용없었어요. 오히려 그 주에는 꿈에 처음 보는 할머니가 나와서 자기 자리에서 비키라고, 똑같은 말만 반복했다고 합니다.
혹시 저 쇼파 때문인가
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이상한 것부터 의심하게 되죠. 곰곰이 따져보니 모든 게 쇼파가 들어온 날부터였다는 데 생각이 닿았답니다. 판매자에게 연락해서 조심스럽게 물었더니 답이 애매했대요. 이사 정리로 내놓은 거라고만 하고, 누가 쓰던 거냐는 물음에는 끝내 답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 얘기를 회사에서 했더니, 부산 토박이인 부장님이 정색을 하더랍니다. 물건에도 임자가 붙는 수가 있다고. 특히 오래 앉고 눕는 가구는 함부로 들이는 게 아니라고요. 그러면서 자기 어머니가 다니던 곳이라며 알려준 데가 귀문사였습니다. 부산에서 신점 보는 분들 사이에서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곳이라고요.
앉기도 전에 나온 첫마디
문자로 사정을 보내고 날을 잡아 찾아갔는데, 자리에 앉기도 전에 첫마디가 이랬답니다. 집에 남의 물건 들어온 지 얼마 안 됐지요. 등골이 서늘했겠죠. 쇼파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는데요. 이어서 그 물건을 오래 쓰던 어른이 마음을 못 놓고 따라와 있다고, 나쁜 뜻이 있어서가 아니라 자기 자리라고 여겨서 그런 거라고 풀어주셨답니다. 꿈에 나온 할머니 얘기까지 하니 고개를 끄덕이시더래요.
그날 일러준 대로 처리를 하고, 쇼파는 미련 없이 내보냈답니다. 그 뒤로 어떻게 됐느냐. 본인 말로는 그날 밤부터 가위눌림이 뚝 끊겼다고 해요. 몇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요. 우연이라면 우연이겠지만, 매일 밤 시달리던 사람 입장에서는 이유를 따질 힘도 없이 그저 살 것 같았답니다.
중고 물건 들일 때 어른들이 하는 말
이 이야기를 들려준 사람은 이제 중고 가구를 살 때 꼭 내력을 물어본다고 합니다. 무속에서는 사람 손을 오래 탄 물건, 그중에서도 침대나 쇼파처럼 몸을 붙이고 지내는 가구에 기운이 남는다고 보거든요. 물론 세상 모든 중고 가구가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대부분은 아무 일 없이 잘만 쓰죠. 다만 물건이 들어온 뒤로 잠자리가 이상해지고, 꿈이 사나워지고, 집안에 잔병치레가 겹친다면, 부산 어른들 말대로 한번 물어볼 데는 있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비슷한 일을 겪고 있다면 혼자 겁먹고 밤을 새우는 것보다 물어보는 게 빠릅니다. 부산이라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다녀온 귀문사가 있고요. 문의는 문자 010-5556-3474로 하면 됩니다. 부산에서 전해지는 이런 이야기들, 다음에 또 하나 옮겨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