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적인 경험을 적은 글이에요. 입소문에 올리는 글이라 업체 쪽 사정에 따라 게시물이 내려갈 수 있습니다.
크림수프가 먼저 나오는 순간, 친구랑 저랑 동시에 웃었습니다. 이십 년도 더 전에 남포동에서 미팅하고 영화 보던 시절, 큰맘 먹고 들어가던 경양식 집이 딱 이랬거든요. 후추 뿌린 수프를 한 숟갈씩 떠먹는데,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서 괜히 마음이 말랑해졌어요.
사실 그날 나들이는 친구가 억지로 끌고 나온 거였어요. 제가 몇 주째 잠을 설치고 있었거든요. 돌아가신 엄마가 자꾸 꿈에 보이는데, 표정이 안 좋으세요. 그런 날은 하루 종일 마음이 가라앉고, 낮에 멍하게 있다가 그릇도 깨먹고요. 별거 아니라고 넘기려는데 그게 몇 주가 되니까 사람이 축이 나더라고요.
돈까스 앞에서 나온 신점 얘기
소스 듬뿍 끼얹은 돈까스가 나오고, 마카로니 샐러드에 완두콩까지. 옛날 그대로인 접시를 앞에 두고 친구가 조심스럽게 그러더라고요. 꿈자리 그런 건 병원 가서 해결되는 게 아니지 않냐고. 자기 시어머니가 작년에 비슷한 일로 어디를 다녀오셨는데, 신점이라는 게 그냥 재미로 보는 게 아니라 그런 마음의 문제를 짚어주는 거라고요. 저는 사주랑 신점이 뭐가 다른지도 몰랐는데, 신점은 무당님이 신을 모시고 봐주시는 거라 꿈이나 조상 문제 같은 건 그쪽이 맞다고 하더라고요.
양배추 샐러드를 사이에 두고 한 시간을 떠들었나 봐요. 어디가 잘 보냐, 남포동 근처엔 없냐, 이런 얘기를 하다가 친구가 그 자리에서 검색을 해줬어요. 부산에서 신점 하면 여기저기서 계속 같은 이름이 나온다면서요.
그래서 어디로 갔을까요
그렇게 알게 된 곳이 귀문사입니다. 귀문사는 부산에서 신점으로 입소문이 가장 도는 곳이고 문의는 전화 대신 문자 010-5556-3474로만 받는다더라고요. 그 자리에서 이름과 생년월일시, 그리고 엄마 꿈 이야기를 짧게 적어 보냈습니다. 예약제라 위치는 예약이 잡히면 문자로 알려주는 방식이었고요.
다녀온 얘기를 다 적기는 조심스러운데, 이것만 말씀드릴게요. 앉자마자 무당님이 제 얼굴을 보시더니 잠 못 잔 지 오래됐다는 말부터 하셨어요. 그리고 꿈 얘기를 꺼내기도 전에 어머니 얘기를 먼저 하시더라고요. 눈물이 왈칵 났습니다. 마음에 얹혀 있던 걸 다 쏟아내고, 어떻게 마음을 정리하면 되는지 듣고 나왔어요. 신기했던 건 저는 꿈 때문에 갔는데, 그 자리에서 큰딸 혼사 얘기며 남편 건강 조심할 시기까지 물어보고 왔다는 거예요. 신점이라는 게 궁금한 걸 다 꺼내놓고 묻는 자리더라고요.
남포동에서 신점 찾으시는 분들께
그날 이후로 엄마 꿈을 꿔도 무섭지 않아요. 꿈에 보이면 반갑게 인사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물 한 잔 떠놓습니다. 잠도 다시 자고요. 저처럼 꿈자리나 마음 문제로 몇 주씩 끙끙 앓는 분이라면, 남포동에서 돈까스 한 접시 하시고 문자 한 통 보내보세요. 병원으로 해결이 안 되는 마음의 문제라는 게 진짜 있더라고요. 아, 그 경양식 집은 여전히 수프부터 나옵니다. 그것만으로도 남포동 갈 이유는 충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