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얘기하러 간 게 아닌데 그걸로 한참을 보냈어요 ㅋㅋ 나와서 바로 고깃집 갔습니다.
스물아홉, 대구 삽니다. 친구랑 둘이 갔어요. 원래 물어보려던 건 따로 있었는데 앉자마자 다른 얘기가 먼저 나왔습니다.
요즘 밥 제대로 먹냐고 물으셨어요. 팔 개월째 식단 중이었습니다. 저녁은 거의 안 먹고 아침도 대충 넘기고요. 그 얘기 했더니 지금은 덜어낼 때가 아니라 채울 때라고 하셨어요.
기가 빠져 있다고요. 얼굴 살 빠지면서 힘도 같이 빠졌다는 말씀이었는데 저는 그게 다이어트 때문인 줄만 알았지 다른 쪽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요 몇 달 하던 일마다 한 번씩 엎어진 것도 그때 같이 나왔어요.
원래 물어보려던 건 회사 옮기는 문제였습니다. 그것도 봐주셨는데 답이 비슷했어요. 지금 몸으로는 어딜 가도 못 버틴다고. 옮기는 시기보다 그 전 몇 달을 어떻게 보내냐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었습니다.
친구는 결혼 얘기를 물었는데 거기선 또 다른 말을 들었어요. 나와서 맞춰보니 겹치는 말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같은 날 같은 자리에서 봤는데요.
나오자마자 고기 먹으러 갔어요. 처음엔 2인분만 시켰습니다. 팔 개월 만에 제대로 앉아서 먹는 거라 그것도 많다 싶었는데 이상하게 안 물리더라고요. 하나 더 시키고, 또 하나 더 시키고. 계산할 때 보니까 6인분이었습니다. 둘이서요 ㅋㅋㅋㅋ
그때 좀 웃겼어요. 살쪄야 복 들어온다더니 이게 내 운명인가 싶고 ㅋㅋ
먹고 나니까 세상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더라고요. 배가 아픈 게 아니라 몸이 풀린 느낌이었습니다. 이래서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하나 봐요. 팔 개월 동안 저녁 굶으면서 저도 모르게 예민해져 있었던 걸 그날 알았습니다.
식단은 그날로 끊었어요. 저녁 제대로 먹고 걷는 걸로 바꿨습니다. 그 말 안 들었으면 아직도 굶고 있었을 거예요.
회사는 아직 안 옮겼고 봄쯤 다시 생각해보려고요. 예약은 며칠 전에 문자로 했습니다. 뭐 물어보고 싶은지 두어 줄 적어 보내면 시간 잡아주세요. 저는 이직 얘기만 준비해 갔다가 엉뚱한 데서 한참 보냈는데, 꼭 듣고 싶은 게 있으면 그건 따로 적어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