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하고 의자에 앉았는데 일어나기가 싫더라고요. 가게 연 지 여섯 해째인데 올해는 유난히 그랬어요. 자리를 옮길까, 사람을 한 명 둘까, 그런 걸 누구한테 물어볼 데가 없어서 인천 혼령사에 문자를 넣었어요.
예약은 생각보다 빨리 잡혔어요. 생년월일이랑 가게 한다는 것, 묻고 싶은 거 두 줄 정도 보냈더니 날짜가 왔어요. 가게는 어떻게 할지, 그것만 들을 생각으로 갔어요.
가게 옮기는 건요, 하고 물었더니 그건 내년 봄 지나서 다시 보자고 하셨어요. 지금은 자리를 바꿀 때가 아니라 자리를 닦을 때라고요. 그러면서 한마디를 더 보태셨어요. 네 자리에 독한 거 하나 둬라, 마시는 거 말고.
사람 두는 것도 물었어요. 그건 내년에 들이라고 하셨어요. 지금 들이면 가르치다가 제가 먼저 지친다고요. 손님이 늘어서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니라 제가 힘들어서 사람을 찾는 거라는 말에 할 말이 없었어요. 둘 다 미루라는 얘기만 듣고 나온 셈인데 이상하게 억울하지가 않았어요.
그 말을 받아 적으면서 속으로 웃었어요. 저 술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아셨나 싶어서요. 돌아오는 길에 약국 들러서 소독용 에탄올 1리터짜리를 샀어요. 마시는 거 말고 닦는 거요.

그날부터 아침에 문 열면 작업대랑 손잡이, 의자 팔걸이까지 한 번 닦고 시작해요. 원래도 닦긴 했는데 이렇게 큰 통을 두고 쓰니까 기분이 달라요. 손님이 앉기 전에 한 번, 나가고 나서 한 번. 손이 바쁜 건 똑같은데 가게가 환해진 느낌이에요.
허리 얘기는 한동안 못 들은 척했어요. 그런데 11월 들어서 비 오는 날 아침에 허리가 딱 걸렸어요. 혼령사에서 들은 말이 그때 생각났어요. 손보다 허리가 먼저 말한다는 거요. 몇 년째 장바구니에만 넣어 두던 안마의자를 그 주에 들였어요.

거실에 놓으니까 생각보다 자리를 많이 차지해요. 식구들이 처음엔 뭘 이런 걸 샀냐고 하더니 지금은 서로 먼저 눕겠다고 해요. 저는 마감하고 들어와서 이십 분 누워 있다가 저녁을 먹어요. 그 이십 분이 하루에서 제일 조용한 시간이 됐어요.
가게를 옮길지 말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어요. 봄 지나서 다시 본다는 말을 지키고 있는 중이에요. 대신 에탄올 통은 벌써 반이 비었고, 안마의자는 식구들이 더 잘 써요. 가게 어떻게 할지 물으러 갔다가 몸부터 챙기라는 말을 듣고 온 셈인데, 지금 와서 보면 그게 먼저였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