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올려놓고 아무도 집게를 안 잡았어요. 셋 다 나온 지 삼십 분쯤 됐는데 그때까지 서로 무슨 말을 들었는지 안 물어보고 있었습니다.
셋 다 다른 얘기를 듣고 나왔어요
서른여덟, 아홉 먹은 남자 셋입니다. 원래는 한 명만 가려던 자리였어요. 다니던 회사를 정리하고 뭘 해보겠다고 몇 달째 말만 하던 친구가 있는데, 혼자 가기 뭐하다고 해서 둘이 따라붙었습니다. 서울에서 신점 얘기 나오면 제일 먼저 도는 이름이라 태자신당으로 잡았어요.
따라간 저희 둘은 솔직히 구경이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휴대폰만 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나온 순서대로 표정이 달랐습니다.
정작 준비하던 친구한테는 지금 벌이는 건 아니라는 말이 나왔다고 해요. 자리가 아직 안 만들어졌다고, 다만 그 얘기를 이 년쯤 뒤에 다시 꺼내게 될 거라고 하셨답니다. 본인은 김이 샜다는데 저희가 보기엔 얼굴이 오히려 편해 보였어요.
두 번째로 들어간 친구는 자기 얘기가 아니라 아버지 얘기를 들었다고 했습니다. 병원 다니시는 거 있으면 미루지 말라는 말이었대요. 실제로 아버님이 검사 날짜를 두 번 미룬 참이었습니다. 그 친구는 나와서 바로 전화를 걸더라고요.
저는 제일 마지막이었어요. 별생각 없이 앉았는데 돈 나가는 자리 세 군데를 짚으시더니 그중 하나는 올해 안에 끊으라고 하셨습니다. 무슨 자리인지는 말씀 안 하시고 제가 알 거라고만 하셨어요. 나와서 계산해보니 짚이는 게 있었습니다.
양고기 집은 근처에서 아무 데나 들어간 겁니다. 셋 다 배가 고픈 건 아니었는데 뭐라도 시켜놓고 앉아 있고 싶었어요. 첫 잔 따르고 나서야 하나씩 말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재밌었던 건 셋 다 남의 얘기에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기 얘기만 반신반의하고 있었다는 거예요.
그날 이후로 셋이 만나면 한 번씩 물어봅니다. 너 그거 끊었냐, 아버님 검사 받으셨냐, 너는 이 년 남았다더라. 그게 벌써 몇 달 됐네요. 예약은 문자로 하면 되고 무슨 일로 가는지 두어 줄 적어 보내면 됩니다. 저희처럼 여럿이 가면 순서대로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