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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신당 후기, 남자 셋이 가서 양고기 먹고 온 날

고기를 올려놓고 아무도 집게를 안 잡았어요. 셋 다 나온 지 삼십 분쯤 됐는데 그때까지 서로 무슨 말을 들었는지 안 물어보고 있었습니다.

스테인리스 석쇠 위에 양갈비 한 대와 깍둑 썬 양고기가 익고 있고 옆에 두툼하게 썬 통양파와 대파가 함께 올라가 있다
셋이 같이 갔는데
셋 다 다른 얘기를 듣고 나왔어요
서울 태자신당 후기 · 남자 셋 · 마흔 앞두고 · 상담 뒤 양고기

서른여덟, 아홉 먹은 남자 셋입니다. 원래는 한 명만 가려던 자리였어요. 다니던 회사를 정리하고 뭘 해보겠다고 몇 달째 말만 하던 친구가 있는데, 혼자 가기 뭐하다고 해서 둘이 따라붙었습니다. 서울에서 신점 얘기 나오면 제일 먼저 도는 이름이라 태자신당으로 잡았어요.

예약·상담 문의 (문자)010-3408-6988

따라간 저희 둘은 솔직히 구경이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휴대폰만 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나온 순서대로 표정이 달랐습니다.

같은 석쇠 위 양갈비 옆으로 새송이버섯과 마늘 대파가 구워지고 있고 테이블 한쪽에 초록색 병맥주와 숙주 파절이 반찬이 놓여 있다

정작 준비하던 친구한테는 지금 벌이는 건 아니라는 말이 나왔다고 해요. 자리가 아직 안 만들어졌다고, 다만 그 얘기를 이 년쯤 뒤에 다시 꺼내게 될 거라고 하셨답니다. 본인은 김이 샜다는데 저희가 보기엔 얼굴이 오히려 편해 보였어요.

두 번째로 들어간 친구는 자기 얘기가 아니라 아버지 얘기를 들었다고 했습니다. 병원 다니시는 거 있으면 미루지 말라는 말이었대요. 실제로 아버님이 검사 날짜를 두 번 미룬 참이었습니다. 그 친구는 나와서 바로 전화를 걸더라고요.

저는 제일 마지막이었어요. 별생각 없이 앉았는데 돈 나가는 자리 세 군데를 짚으시더니 그중 하나는 올해 안에 끊으라고 하셨습니다. 무슨 자리인지는 말씀 안 하시고 제가 알 거라고만 하셨어요. 나와서 계산해보니 짚이는 게 있었습니다.

석쇠 가득 구워진 양고기 조각들과 가운데 놓인 두툼한 양갈비, 옆에 통양파와 붉은 양념 종지가 보인다

양고기 집은 근처에서 아무 데나 들어간 겁니다. 셋 다 배가 고픈 건 아니었는데 뭐라도 시켜놓고 앉아 있고 싶었어요. 첫 잔 따르고 나서야 하나씩 말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재밌었던 건 셋 다 남의 얘기에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기 얘기만 반신반의하고 있었다는 거예요.

그날 이후로 셋이 만나면 한 번씩 물어봅니다. 너 그거 끊었냐, 아버님 검사 받으셨냐, 너는 이 년 남았다더라. 그게 벌써 몇 달 됐네요. 예약은 문자로 하면 되고 무슨 일로 가는지 두어 줄 적어 보내면 됩니다. 저희처럼 여럿이 가면 순서대로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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